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가 말했습니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인간 존재가 머무르고 세계를 드러내는 근본적인 장소임을 의미하죠. 나의 존재를 이해하고 드러내는 틀로서, 우리는 그 안에서 세상을 경험하고 살아갑니다.
12월 28일까지 더샵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손수민 작가의 'THE GREATEST LETTERS'전에서, 손수민 작가는 언어를 감정의 '그릇'으로 삼아서 말과 글 속에 담긴 따뜻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합니다. 2025년 연말을 맞아 한 해를 되돌아보기 좋은 시기 기획된 이번 전시가 여러분의 마음에 따뜻한 공간으로 머물기를 희망하며 포스코이앤씨의 복합문화공간 '더샵갤러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편지지를 연상시키는 '카타르시스' 연작은 인장의 이미지를 활용한 손수민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카타르시스'는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며 마음의 정화를 경험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요, 작가는 이 개념을 시각적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 '카타르시스' 연작은 매우 섬세한 과정으로 완성됩니다.

캔버스 위에는 텍스트가 배경을 이루고, 그 위로 도장을 찍은 듯한 입체 인장이 자리합니다. 도장 형상의 시각 요소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감정의 종결이자 승인, 기록을 의미합니다. 'LOVE', 'HOPE', 'HEART', 'DESTINY'와 같은 단어는 중세 문서의 봉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형태로, 익숙한 낱말을 통해 작화의 의도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합니다.
왁스 실링(sealing)의 둥근 인장 아래에는 도장을 찍듯 글씨를 새겨 넣는 패터닝(patterning) 기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작가의 섬세한 패터닝 기법은 글자를 새기듯 조각하며 화면에 리듬과 깊이를 다하며, 이 과정 자체가 감정의 흔적을 남기고 새기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인장 뒤로 보이는 텍스트들엔 괴테, 니체, 오드리 햅번, 피카소 등 역사적 인물들의 명언과 책의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를 테면, 핑크작품의 하트 뒤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내용이 패터닝 되어 있습니다.
붉은 배경에 금색 인장의 작품에는 "우리만의 사랑할 수 있고, 이전에 그 누구도 우리만큼 사랑할 수 없었으며, 이후에 그 누구도 우리만큼 사랑할 수 없음을 믿을 때 진정한 사랑의 계절이 찾아온다.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는 괴테의 명언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작품 뒤에 숨겨진 글귀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 묘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작품을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마치 도심 속의 전광판이 떠오르진 않나요? 작가는 '좋은 문장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일정하게 정렬된 도트 폰트와 LED 디스플레이를 연상시키는 형상은 빛처럼 반짝이는 언어의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형상화 합니다. 아래 문장을 한번 같이 보실까요?

이 캔버스에는 "아름다운 눈을 갖고 싶으면 다른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는 오드리 햅번의 명언이 담겨 있습니다. 커다란 캔버스 위 가득 새겨진 글자들은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서 말이 주는 힘과 그 시각적 울림의 결합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마치 글자들이 모여 모자이크를 이루고 있는 듯한 작품입니다. 여기서는 감정이 '텍스트의 구조'로 번역됩니다. 모듈화된 픽셀 기반의 타이포그래피, 손글씨의 흔적, 그리고 제스처적 흐름이 어우러져 감정의 강도와 리듬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배경의 텍스트는 말로 다 하지 못한 이야기의 조각들이며, 그 위의 손글씨는 감정의 떨림을 기록한 흔적입니다. 이렇듯 손수민 작가의 작품 속 언어는 감정의 흔적이자 존재의 표식으로 남게 됩니다.

마지막 챕터에선 색면으로 표현된 알파벳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LOVE' 'YES' 'WARM' 'HOME'이라는 단어들인데요,

글자 하나하나가 서로 다른 층위에서 따뜻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레터를 통해, 우리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담고 있는 언어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듯 합니다.

스케치로 만난 단어와 문장들 중 여러분의 마음 속 뜻깊게 남은 단어나 문장이 있나요?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직접 전시를 감상하며, 손수민 작가의 언어와 색채가 만들어낸 장대한 언어의 풍경 속에서 놓치기 쉬운 마음의 진심과 울림을 경험하고 우리 모두의 'THE GREATEST LETTERS'를 다시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우리 전시에서 다시 만나요!

전시를 입장할 때 받은 감사 사연 카드는 2025년 한 해 감사했던 사람들에게 소중한 감사 인사를 전하는 사연을 적어, 전시장 바깥에 놓인 빨간 우체통에 넣어보세요! 추첨을 통해 특별한 시간을 나눌 수 있는 호텔 식사권을 선물로 제공한다고 하니, 소중한 이벤트 또한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
